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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역학

통역상황의 변수 part 1.

by euneun 2026. 8.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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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통역 상황의 변수

  통역상황의 변수란 통역 상황에서 통역 행위에 영향을 주는 언어적, 비언어적 요소를 통칭하는 개념이다. 연사의 발화 속도, 연사와 통역사의 몸짓, 시선, 통역사의 긴장도 등이 이러한 변수에 속한다. 이러한 통역 상황변수에 관한 연구는 대체로 통역학 초기인 1950년대부터 1970년대 사이에 이루어졌는데, 예외적으로 비언어적 변수에 대한 관심만은 1980년대 들어 고조되었다. 1950년대 동시통역이 국제회의에 주요 통역유형으로 자리 잡기 시작하면서, 통역사뿐 아니라 비통역사도 통역 현상에 보다 큰 관심을 갖게 되었다. 당시 이들의 관심은 각종 통역유형 중에서도 동시통역이었던 만큼, 이들의 연구도 통역의 시간적 변수에 초점이 맞추어졌다. 이들의 연구 주제는 동시통역의 청성시차나 출발 텍스트, 도착 텍스트의 양적 변화 등이었는데, 이들은 대체로 이러한 표면적, 양적 변수가 통역 행위 자체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제에서 출발하였다. 이러한 변수 중 출발 텍스트의 낭독 속도 등이 실제 통역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사실이었지만, 이러한 표면적 변수보다 중요한 것은 청성시차 내 발화되는 정보의 종류 등, 언어학적 변수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들 연구는 통역학 초기, 통역사와 심리언어학자들에 의해 산발적으로 이루어졌고, 그 연구 결과도 부분적으로 모순적인 모습을 보이는 등 통역 현상을 충분히 설명하는 데 한계를 드러냈다. 이것이 1970년대, 1980년대 통역학자들이 심리언어학, 텍스트언어학적 모델을 이용해 통역 현상을 더욱 효과적으로 설명하고자 했던 원인이 되기도 하였다. 연구결과 이외에도 이들 초기 논문은 실험계획, 방식이나 전제 자체에 있어 많은 문제점을 드러내었다. Barik의 경우, 지나치게 다양한 변수를 두어 사후 결과 분석에 어려움을 겪었고, 분석 자체에서도 통역 결과물의 구분기준을 애매하게 두는 등 여러 허점을 보였다. 이에 대해 Barik스스로가 동일 논문에서 통역 실험 계획의 어려움을 지적하기도 하였다. 따라서 이러한 초기 연구를 살펴보는 데에 있어 우리가 주의해서 보아야 할 점은 여러 실험 결과 이외에도 실험계획의 어려움, 결과 분석의 오류 등을 거울삼는 것이다.



1). 발화 속도

  이해와 발화가 동시에 이루어지는 동시통역에 있어 발화 속도의 문제는 초기 통역학자들의 관심을 모았다. 이들은 동시통역이 가능한 것은 연사의 발화속도, 휴지시간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보고, 통역 발화속도의 한계와 통역에 가장 적절한 발화 속도를 알아보고자 하였다. 이러한 발화속도 연구에는 Seleskovitch(1965), Barik(1973), Gerver(1969,1976)등이 있는데, Barik과 Gerver는 각각 실험을 통해 동시통역에 적절한 연사의 발화 속도를 100~120wpm으로 본 Seleskovitch의 가설을 증명하고자 하였다. 한편, Gerver의 경우 따라 말하기와 동시통역 상황에서 출발텍스트의 발화 속도가 도착 텍스트 발화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했다. 그는 이 연구를 위해 10명의 전문 통역사로 하여금 120wpm 속도로 녹음된 불어 텍스트 녹음테이프를 듣고 각각 따라말하기와 동시통역(불어-영어)하도록 하였다. 먼저 출발, 도착 텍스트를 더블트랙 테이프에 녹음한 결과를 비교하고 분석했고 이를 바탕으로 연사의 발화속도가 빨라질수록 청성시차, chunk 당 단어 수, 휴지기, 도착텍스트 속도 등이 어떻게 변화하는지 조사하였다. 그 결과, 동시통역에서 통역사가 감당할 수 있는 발화속도의 한계는 150~200wpm으로 드러났으며 출발텍스트의 문어체성이 높을 경우에 한 해 통역사는 이미 100 wpm 수준에서 피로를 느낀다는 결론이 나왔다. 동시통역사에게 적절한 속도는 112~120wpm인 것으로 드러났다. 따라 말하기, 통역 두 경우 모두 연사의 발화속도가 112~120 wpm 사이에 있을 때 휴지시간이 가장 짧은 것으로 드러났는데, 이것이 이러한 속도가 연사 발화를 이해하고 따라 하거나 통역하기에 가장 적절한 속도라는 것을 보여주는 증거라 하겠다. 이 실험을 통해 따라말하기와 동시통역의 차이 역시 드러났다. 이해가 반드시 동반될 필요가 없는 따라말하기의 경우, 연사의 말하는 속도가 적정수준인 120wpm를 넘어서면 연사의 속도를 따라가기 위해 통역사의 말속도도 함께 빨라지는 반면, 동시통역처럼 의미를 이해하지 못하면 발화가 불가능한 경우, 120wpm을 넘어가는 순간, 발화 단어 수가 큰 폭으로 줄어 통역이 거의 불가능한 것으로 드러났다.



2). 동시통역의 동시성

  동시통역의 동시성은 말 그대로 연사의 말을 들으면서 거의 동시에 다른 언어로 옮겨 말하는 특성을 가진다. 하지만 완전히 같은 순간에 듣고 말하는 것은 아니고, 실제로는 아주 짧은 시간차를 두고 이루어진다. 이 짧은 차이 덕분에 통역사는 내용을 이해하고, 정리하고, 자연스럽게 다시 표현할 수 있게 된다. 처음에는 사람의 인지 능력상 듣기와 말하기를 동시에 하는 것이 가능할까 하는 의문도 많았다. 그래서 한동안 통역사가 연사의 말 사이사이 쉬는 구간을 활용하여 통역한다고 보기도 했다. 하지만 이후 연구가 진행되면서, 실제 동시통역은 생각보다 더 빠르고 복잡하게 진행된다는 점이 밝혀졌다. 즉, 단순히 "잠깐 멈춘 틈에 통역하는 것"이 아니라 들으면 바로 이해하고 표현을 만들어내는 고도의 작업인 것이다. 



3). 동시통역의 청성시차

  동시통역에서 청성시차는 출발어를 들은 뒤 도착어를 말하기까지의 시간차를 뜻한다. 이 시간차는 통역사가 의미를 이해하고 정리한 뒤 표현으로 옮기기 위해 필요한 과정이며, 동시통역의 중요한 특징 중 하나이다. 동시통역에서는 이 간격을 얼마나 잘 조절하였느냐가 매우 중요한데, 너무 길면 통역이 늦어지고, 너무 짧으면 정확한 의미 전달이 어려워질 수 있게된다. 결국 동시통역의 동시성은 단순히 "같이한다"라는 의미가 아니라 짧은 시간차 안에서 듣기와 말하기를 동시에 조율하는 고도의 언어 작업이다. 예전에는 이 시차를 설명하는 방식으로 통역사가 연사의 말을 들은 후 다음 휴지 구간을 활용해 통역한다고 보았다. 하지만 실제 동시통역은 연사의 말이 끝난 뒤에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발화의 통역이 상당 부분 겹치면서 진행된다. 이처럼 청성시차는 단순한 지연 시간이 아니라, 통역사가 듣기와 말하기를 조절하면서 의미를 옮기는 데 필요한 인지적 처리 시간이라고 볼 수 있다. 따라서 동시통역에서 중요한 것은 이 시차를 얼마나 적절하게 관리하느냐이며, 이것이 통역의 정확성과 자연스러움에 영향을 준다.

 

 

참고문헌
정혜연, 『통역학개론』, 한국문화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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